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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0 04:17

후쿠시마의 침묵, 일본 원전 질주의 그늘: 탐사 저널리스트 아오키 미키다의 날카로운 고발

  • 친환경에너지연합 오래 전 2025.04.2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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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일본 사회는 '탈원전'의 외침을 뒤로하고 다시금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회귀했습니다. 그 냉혹한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원전 없는 사회는 여전히 가능하다"고 굳건히 주장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기자, 아오키 미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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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2023년 작, '일본은 왜 원전을 멈추지 않는가?'(한국어판: 마르코폴로)가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깊은 울림을 던지고 있습니다. 

 

일본 출간 당시 '탈원전문학대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단순한 원전 정책 비판을 넘어, 일본 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거대한 '핵 마피아'의 실체를 파헤치고,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를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후쿠시마 현장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고 취재했던 아오키 기자는 사고 직후 전국적으로 들끓었던 탈원전 운동이 왜 허무하게 사그라졌는지 그 이유를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한때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를 천명했던 민주당 정권이 물러나고,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재집권하면서 일본 사회는 '원전 부흥'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렸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원전으로의 회귀 과정에서 아오키 기자는 원전 사고 피해자들이 침묵을 강요받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방사능의 위험성을 언급하는 이들은 '풍문 피해를 조장하는 자'라는 낙인이 찍혔고, 심지어 과학자와 인문학자들까지 '어용학자'로 동원되어 원전 비판자들을 '풍문 가해자'로 몰아갔다는 것입니다. 이는 진실을 외치는 목소리를 억압하고, 사회적 논의 자체를 봉쇄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책은 정계, 관료, 거대 전력 회사, 학계, 그리고 언론이 복잡하게 얽혀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 거대한 '핵 마피아'의 실체를 낱낱이 고발합니다. 아오키 기자는 이들이 허위의 '원전 안전 신화'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이에 발맞춰 전력 회사와 정치권력은 '정치자금 파티'와 대규모 '홍보 캠페인' 등을 통해 사회 여론을 교묘하게 조작하고 길들여왔다고 비판의 날을 세웁니다.

 

더 나아가 아오키 기자는 탈원전이 단순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넘어 '민주주의의 회복'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역설합니다. 시민의 자유로운 발언권, 언론의 진실 보도 의무, 그리고 과학의 독립성 모두가 거대한 원전 산업 구조 안에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원전을 멈추지 못하는 사회는 결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부를 수 없다고 단언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마지막으로 아오키 기자는 원전 중심의 위험한 에너지 체계를 고집하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가 위험한 원전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라고 힘주어 강조하며 책을 마무리합니다. 

 

'일본은 왜 원전을 멈추지 않는가?'는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문제작입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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